특별기회보도

다시 뛰자 코리안! (4)

 

인사(人事)가 만사(万事)예요

칭다오삼양회(三洋汇)인력자원그룹 김명 총경리

 

사진: 칭다오삼양회 인력자원그룹 김명 총경리가 회사설립 15주년 경축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칭다오에서 인력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김명 총경리를 모르는 사람이 별반 없다. 13년간 3500여 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의 인사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현재 칭다오에서 가장 규모를 자랑하는 칭다오삼양회(三洋汇) 인력자원그룹 총경리직을 맡고 있으니 말이다.

  김명 총경리(金明 42세)가 바로 조선족 출신이다.

 고향이 흑룡강성 녕안시 발해진 상경촌인 김명씨는 발해조선족중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다니던 해에 장기간 병환으로 앓던 아버지가 돌아갔다. 가난으로 더는 공부하기 어려워진 상태에서 그는 동창생이 먼저 와 있는 칭다오로 찾아왔다. 직업소개소를 통해 여기저기 면접도 보고 근무도 해보면서 한국기업의 관리방식에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짬짬이 업여대학 공부를 하여 충칭대학 본과학력, 후에는 교통대학 연수 석사학위를 따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칭다오한국무역관 통역 자원자로 신청해 칭다오에서 개최하는 코트라 주최 상담회에 통역으로 4년간 봉사하면서 부지런히 자신의 종합실력을 늘려갔다.

그러던 2007년에 29살 나던 해에 그에게 기회가 왔다. 삼성핸드폰회사의 1차 밴드인 칭다오우주전자회사 인력관리 담당으로 입사하게 된 것이다. 당시 전성기였던 우주전자는 모두 3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는데 직원이 3500여명에 달하였다. 그 때부터 13년간 김명씨는 3500여명 직원이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70여명으로 축소될 때까지 모든 인사를 마무리했다.
  “인사(人事)가 만사(万事)예요. 회사는 (人)과 사(事)를 빼놓으면 할 일이 없어요.”

김명씨의 말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우주전자회사는 대형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오더가 급감함에 따라 직원을 대량 감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 중임이 김명씨에게 떨어진 것이다. 꼬박 몇달간 김명씨가 하는 일이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일이였다. 이렇게 그의 손을 거쳐 300여명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인사담당을 책임진 김명씨 성적으로 말하면 아주 큰 공로일지는 몰라도 매개 직원에게는 너무나 슬픈 일이기도 하였다.

   “회사가 살아야 앞날이 있잖아요. 나를 한번 믿어주세요. 이제 회사가 업무량이 늘어나면 꼭 통지하겠습니다.”

 떠나는 직원들에게 꼭같이 하는 말이였고 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김명씨에 대해 한족직원들은 잘도 따라주었다.

설상가상이라고   한족직원이 돌연사(猝死)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가족들 20여명이 찾아와서 난리를 친다는 소문까지 돌 김명씨가 나섰다. 손에 30만위안 현금을 들고 가서 가족들과 상담끝에 합의서를 받아내고 깨끗하게 후사를 정리했다. 곱살하고 갸름하게 생긴 조선족여성이 홀몸으로 담대하게 이번 사고를 마무리했던 것이.

이렇게 3500여명의 직원이 김명씨의 손을 거쳐 현재 70여명으로 줄게 되었다. 우주전자가 삼성핸드폰 베트남공장을 따라 이주해가면서 청도공장은 고신기술 핵심기술 인재들을 남기고 자동화설비, 고급기술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그사이 우주전자의 각항 관리규장제도의 작성, 실행 및 국제품질관리 인증 등 기준의 실행이 거의 모두가 김명씨의 노력과 협조로 문서화하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전에는 김명씨가 13명 인사팀 직원들을 데리고 3000여명 종업원들의 봉급표(工资单)를 며칠씩 손으로 쓰던 일도 이제는 회사의 ERP 시스템 도입으로 옛말이 되었다.

“내가 관리하던 직원들이 그  회사를 나가서 잘된 사람이 꽤나 많아요. 지금도 만나면 이들이 하는 말이 당시에는 나를 미워했는데 후에는 다 이해할 수가 있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어요.”

   많던 직원들이 빠지고나니 우주전자는 금세 조용해졌다. 그사이 쌓아온 공로로 10여만 위안의 연봉을 받으며 퇴직할 때까지 우주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은 김명씨에 말하면 아주 쉬운 일이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내 나이가 41세, 아직 한창 일할 나이야. 한번 도전해보자”

  그래서 2019년에 자리를 옮긴 곳이 칭다오삼양회(三洋汇) 인력자원그룹이다. 이 회사는 전에 우주전자회사에 인력을 공급하던 7개 용역회사 중의 하나였다. 다년간 업무거래를 하면서 김명씨의 업무능력에 눈독을 들인 삼양회그룹 왕즈융(王智勇) 동사장이 초빙의사를 밝혀온 것이다.

 이렇게 되어 김명씨는 현재 칭다오 인력회사  가장 규모가 삼양회그룹의 총경리로 등극하게 것이다.

  삼양회그룹은 현재 산둥 하이센스에어컨회사를 포함하여 수백개 회사에 수만명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고광학(宝库光学), 보성전자 등 수십개의 한국회사들과도 용역계약을 맺고 있다.

“회사에서 힘들게 각지로 인력을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을 뿐더러 근로계약과 노동보험을 비롯한 모든 일들은 삼양회회사에서 처리해주기에 너무나 편합니다. 그리고 들어온 직원들 이직률이 거의 없어요.”

칭다오보성전자 하병권 사장의 말이다.

한국회사인 삼원센스기술(三元传感技术)회사와 시문광전과기(仕文光电科技)의 인사담당 김성혜씨와 천의화씨도 삼양회 인력자원회사의 서비스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김명 총경리가 오면서 업무가 더욱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회사 성전전자 (星电电子)인사담당 김해란씨의 평가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훌륭한 일군들을 추천해주었다고 고맙다는 사장님들의 전화를 받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입니다.”

 그사이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아직 시집 안가고 홀몸으로 살고 있다는 김명 총경리는 이렇게 말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 박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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