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땅따먹기

이문혁



~!

어슴프레 간간히 들려오는 텔레비죤 소리에 겨우 정신이 재호는 눈을 뜨려고 눈꺼풀에 안깐힘을 써보았지만 천근 납덩이를 얹혀 놓은것처럼 무겁다는 것을 느꼈다.혼자서는 도저히 뜰 수가 없었다.온몸이 지긋지긋하였다.손발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몇번이고 한쪽 눈이라도 떠보려고 이쪽저쪽 눈에 힘을 주어 시도해 아둥바둥 애를 써보았지만 모두 헛수고였다.어쩔수 없이 가로등없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듯이 겨우 둔탁한 두뇌를 굴려 기억을 어슬렁어슬렁 더듬어보았다.

어제는 봄철을 맞아 땅따먹기협회 봄맞이 행사가 있었다.낮에는 땅따먹기경연행사를 진행하였고 저녁 1차는 쉐라톤호텔 5층 예식장에서 총결행사를 치르고 2차는 킹룸살롱에서, 3차는 강뚝에 가서 양꼬치로 뒤풀이를 했었다.

온몸에 한기가 느껴졌다.알몸상태였다.

재호는 안해를 원망하기 시작하였다.평소에는 회식을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여도 따뜻한 꿀물을 타서 주고 이부자리에 편히 들도록 극진히 정성을 다했다.오늘 새벽녘에도 당연지사로 분명히 그런 대접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였지만 오산인것 같았다.

안해의 기척은 들리지 않는다.아무런 인기척도 없엇다.목이 타듯이 말라 물을 마시려고 안해를 불러보았지만 목이 꽉 막혀 전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돌아누워 손더듬으로 안해를 찾아보려했으나 온몸이 나른하여 손가락을 움직일 기운조차 없었다.

텔레비죤에서 흘러나오는 유럽축구 중계방송소리만 귀가에 기여들어 귀청만 아프게 간지럽히고 있었다.

몇년전 반백을 넘긴후부터 신경쇠약증세를 보이면서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안해였기에 텔레비죤을 켜놓고 잤을리 만무하였다.집이 아니라는 감이 뇌를 휙하고 스쳐지나갔다.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재호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어딜가?

눈을 감은채 다시한번 디르륵~디르륵~ 힘겨웁게 눈알을 굴려보았다.간신히 둔탁한 두뇌에 한겨울 트랙트 시동을 걸 듯이 다시금 제동을 걸어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옳지. 3차를 마치고 그는 려화와 대리운전을 불러 함께 탔었다.땅따먹기협회 회장인 그는 마지막 회원까지 모두 떠나보낸 후 같은 방향이라며 려화만 챙겨 차에 몸을 실었다.

2차 킹노래방에서 부르스타임때 이미 둘은 약속되였다.오늘은 옛 보금자리보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쉐라톤호텔로 가기로 했다.가는 도중 그는 취기가 올라와서 스르륵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뒤로는 필림이 끊겨버렸는지 좀처럼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려화는? 옆동네에 사는 려화는 매번 땅따먹기협회 모임이 있는 날이면 저녁 회식 후 재호의 산장에 가서 운우지정을 나누군 하였다.살고 있는 시내로 함께 돌아오다 재호가 과음으로 차에서 잠이 들기라도하면 우선적으로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정문 앞까지 무사히 귀가하도록 바래다주군 하였었다.하지만 이번에도 려화가 예전과 같이 배려해 주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려화는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마치고 2년전 섬의 도시로 왔다.화려한 꿈이 그녀를 섬의 도시로 유혹하였다.

재호와 그녀의 만남은 재작년 년말 땅따먹기협회 창립식에서 우연히 만나면서부터 시작되였다.

땅따먹기협회는 섬의 도시에서 가장 늦게 설립되였다.우후죽순마냥 윷놀이협회,제기차기협회,구슬치기협회,수건돌리기협회,숨박꼭질협회,널뛰기협회,그네타기협회 등 협회들이 설립되고 몇년후 늦으막에 설립하게 되였다.

훤칠한 키에 붙임성이 좋은 재호는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였고 고향을 멀리 떠난 이향민들이 함께 향수를 달래고 전통민속놀이로 서로 어선이 되여 취미생활을 즐기는 단합모임으로 거듭나자고 창립선언을 구사하였다.

늦바람이 용마름을 벗긴다고 땅따먹기협회 회원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다.타 협회에서도 너도나도 가입하다보니 2년남짓한 사이에 섬의 도시에서 가장 활약적인 협회로 자리매김하였다.땅따먹기 놀이가 동년의 추억을 되살려 주고 친목을 다져준것도 있었지만 타협회보다 매번 행사때 푸짐한 경품과 선물이 주어져 더욱 사람들을 쉽게 빨아들였던 것이다.

매번 행사때마다 재호와 려화는 한팀에 합류되여 단단한 팀웍을 자랑하였다.그녀의 땅따먹기 실력은 아주 출중하였다.동계올림픽 컬링선수들처럼 유연한 몸놀림과 손 감각으로 따별을 튕겨 백발백중시켰다.그녀가 저격수마냥 한쪽 눈 속눈섶을 지긋이 내리깔고 튕긴 50px정도의 병마개 따별이 섬섬옥수에서 튕겨 나갈때마다 상대방은 가슴을 조이고 있다가 자신의 따별이 탕하고 맞혀지는 순간 가슴은 총 맞은 것처럼 찡하였지만 되려 내색치 않고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회장의 파트너이고 더우기 그녀의 출중한 몸매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에 매료된 남자들이 누구라 할것없이 모조리 혼을 빼앗겨 병마개 따별을 엉뚱한 곳으로 날려 보내였다.

옛날 조상들은 땅에 때한 애착이 너무 컸었다.남의 땅이 내 땅이 되였으면하는 바램으로 실제로는 갖지도 못할 땅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농한기에 땅따먹기 놀이를 하였다.

요즘에 와서도 이렇게 게임을 즐기는 것은 단순한 취미활동보다는 다른 무슨 깊은 묘미가 숨어져 있는 것은 아닐가?

술이 원수다.어제 회식자리에서 재호는 배갈,와인,맥주 3중전회 겪었다.와인을 마시면서 자중하던 술이 또다시 발동에 걸렸다.배갈을 마실때만해도 재호는 스스로 술을 마셨지만 와인을 마시면서부터 술이 술을 당기였고 흥에 겨워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키면서 술이 그를 마셔버렸다.술의 3박자를 쟁그랑 잔 부딪히는 소리에 위하여하는 환호소리에 깔깔 웃음소리에 절주를 맞추면서 아니 쭉~ 겁없이 내달렸던 것이다.땅따먹기 우승의 기쁨에 도취되였다...

재호는 여전히 눈조차 떠지지 않았다.도대체 여긴 어디지?려화는?어떻게 되여여기에 오게 된 것인지?지금쯤 몇시나 되였는지?오늘은 월요일이여서 빨리 정신을 차려서 출근해야 하는데? 안해는 뜬눈으로 밤을 새며 나를 얼마나 원망할가? 온갖 잡생각들이 두뇌를 이리저리 핑퐁을 치면서 자꾸만 스쳐지나갔다.

오줌이 마려웠다. 재호는 두손을 사타구니에 껴넣고 거시기를 꼭 부여잡았다.참아야 한다.두다리를 살짝 꼬아 보았다.터질듯이 아파났다.

얼마 지났을가.어슴프레 잠에 들었던 재호는 쾅하며 문이 닫히는 소리에 정신을 조금이나마 다시 차렸다.인기척이 났다.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불이 켜졌다.수근대는 걸 보니 두 남자였다.매케한 담배연기가 그의 코를 자극하였다.속이 메스꺼워졌다.담배를 태우면서 둘은 중얼중얼 쑥덕이고 있었다.

아직도 깨여났나?죽었나?

놈이 재호 곁으로 다가와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생사를 확인하였다.

이틀이나 지나도 깨여나지 못한걸 보니 효과가 대단한데...

뭐라...이틀?!

추위에 새우등처럼 굽은 자세로 누워있던 재호는 킁킁 코소리를 내여보였다.산 사람이 오줌을 참다가 죽을 순 없지!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애를 써보았다.혼자서는 눈조차 뜰수 없으니 남의 손을 빌려보려는 속셈이다.

다른 놈이 커텐을 제치자 해쌀이 쓸어들어와 겨우 뜨려던 재호의 눈을 다시 찌프리게 하였다.정신을 차려야 한다. 담배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손가락으로 환하게 밀려오는 빛을 가려 눈을 부비고 눈꼽을 뜯으며 눈을 가슴츠레 떠서 두 사내를 슬쩍 스캔해 보았다.너무나 대조적이였다.옆에서 뾰족한 손가락으로 그를 찌르던 녀석은 갈치처럼 여윈 몸매였고 커텐을 치우던 녀석은 뚱뚱한 체구에 대머리였다.

당신들 누구요?도대체 뭐하자는거요?

새파랗게 질린 잎술이 간신히 벌려지며 가느다란 말소리가 간신히 기여나왔다. 재호는 아래우 이빨을 덜덜 찧으며 주섬주섬 머리맡에 있는 이불로 몸을 감샀다.

그건 당신이 알바가 아니고 ... 계약서에 사인이나 하시오

소파에 버젓이 앉은 대머리가 그를 째려보면서 핸드백에서 접은 종이장을 꺼내자 갈치가 잽싸게 달려가 받아쥐고 재호에게 넌지시 종이장을 건네주었다.

...계약서? 무슨 계약서를?

부르르 떠는 손으로 계약서를 넘겨받은 재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회사양도계약서였다.회사 토지,건물 그리고 경영권을 통털어 주식양도한다는 내역이 조목조목 적혀있었다.양도인(갑방)은 법인대표 정재호이고 양수인(을방)은 박동수였다.

...뭐라? 박동수!재호는 계약서를 보고 있던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확인해 보았다.분명히 박동수가 맞았다.

자식이 어떻게?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재호는 핸드폰을 찾아해맸다.침대, 탁상우를 두리번거리며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침대테이블우에 내동이쳐 있는 옷주머니를 뒤져보았으나 핸드폰이며 지갑,키 모두 없어졌다.

이걸 찾나?

대머리가 핸드백안에서 핸드폰이며 지갑을 꺼내들며 조롱하듯 흔들흔들 흔들어 보이고는 다시 핸드백에 집어넣었다.부질없는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들 뭐하자는 짓이요? 빨리 내 핸드폰을 돌려주오.내가 동수하고 통화하게

재호가 침대에 걸터 앉으며 손을 뻗어보았다.

쓰잘데기 없는 짓거리 그만 하고 사인하고 손도장이나 빨리 찍으시오

대머리가 눈치짓하자 옆에 섰던 명태가 재호의 머리채를 한웅큼 움켜잡고 뭇매를 날겼다.

재호는 기한에 시달리던 몸체를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박에 굴러 떨어졌다.헉..헉...재호는 숨을 겨우 몰아 쉬며 갸날픈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죽여도 ... 절대 ... 사인을 못하오

주둥아리 닥쳐!

대머리가 핸드백에서 사진 몇장을 재호 머리에 던졌다.경찰들이 재호회사의 물류창고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사진이였다.

현장에서 이걸 발견하였다네

대머리가 핸드백에서 한얀 가루가 담긴 봉지 몇개를 재호앞에 던졌다.마약이였다.재호가 마약범으로 검거되였다는 것이다.옆에서 지켜보던 명태가 자기 핸드폰을 뒤지더니 위쳇 모멘트를 클릭하여 재호에게 내밀었다.

그는 또다시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모멘트에 올린 아홉장의 사진 모두가 너무나 눈에 익은 정경이였다.재호 회사간판도 버젓이 찍혀 있었다.방금 본 사진 중 경찰이 단속하는 장면, 그리고 마약이 담겨져있는 박스도 있었다.그리고 모멘트 사진 우에 **유한회사 마약거래로 검거 라고 적혀 있었다.공안국 서국장이 직접 현장에서 검거된 마약이 수백킬로가 되며 회사 대표 정재호는 현재 도피중이고 공개수배하고 있다는 내용이였다.

현실적으로 마약범으로 공개수배된 정재호다.머리가 뗑하며 온몸이 푹 꺼져 땅속으로 무작정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허탈하고 허무하기 그지없었다.

아래도리가 너무 아파 재호는 그의 기여가듯이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대충 짐작이 갔다.분명히 박동수 이놈의 수작이다.

가정 경제실력이 탄탄하고 고향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재호는 공장을 운영하며 일본으로 복장수출사업을 하였고 동수는 원단무역을 하면서 사이에인연이 맺어지게 되였다.

동수 회사에서 영업담당을 하던 향순이가 재호하고 눈이 맞은 후부터 영업비밀이 루설되여 동수네 회사는 부도를 맞게 되였고 향순이도 재호의 품에 안기게 되였다.약혼녀까지 빼앗긴 동수는 눈물을 삼키며 한국행을 택했고 그후 재호와 향순이는 결혼하였다.

지이이잉~핸드폰 진동소리가 났다.

대머리가 핸드폰을 꺼내들더니 귀가에 대고 연신 네네응답만하고 화장실에서 엉거주춤 걸어나와 재호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재호냐? 그동안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나? 이 자식아!

...누구시요?네? 혹시 도...동수?

잔말말고 빨리 계약서에 사인이나 !

?내가?.

내가 재작년에 너를 밑구멍까지 샅샅이 조사하라고 보낸 려화한테서 너놈의 수작거리를 알아냈다.이젠 손금보듯 다 빤히 들여다보인다.려화도 내 녀자다.너란 인간은 내 녀자만 벌써 둘씩이나 챙겼지.남의 걸 그렇게 따먹으니 배가 부르더냐?좋은걸 받아 챙겼으면 이제 때가 되지 않았나?나한테도 엎음갚음으로 뭐라도 보상해줘야지!

통화하던 와중에 대머리가 핸드백에서 또다시 사진 몇장을 꺼내 재호가 걸터 앉은 침대우에 던졌다.그동안 재호가 려화와 침대에서 함께 찍은 라체사진이다.

사진 봤지? 향순이한테도 택배로 보냈고 똑같은 걸 더 크게 확대하여 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입구쪽 벽에,엘리베트 안쪽까지 다 도배해주었다.

제발...향순이한테만은 보내지마!

벌써 보냈어.다 보았을 것이고 지금쯤 너란 놈을 못찾아 안달이 났을거야.하긴 공안들이 니놈의 집도 수색을 하겠지.

핸드폰 저쪽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담배를 붙인후 말을 계속 이어갔다.

너의 집에 가서 수색하면 분명히 마약이 검출될거야.올해 음력설때 려화가 너한테 선물로 준 그 고급차 집에 두었다며?아까워서 아직 개봉도 안하고 있다고 했지.려화하고 단둘이서 마시자고 약속했다며? 허허, 어쩌나?그  차봉지하단에 하얀가루 두봉지씩 넣어 뒀는데...남은 인생 너와 려화 둘다 감방살이하게 됬네.

담배 한모금 길게 뽑은 동수는 재호가 어떤 몰골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지 않은지 계속 씨벌인다.

공안국 서국장도 이번에 나의 도움으로 부임한지 두해만에 최대 마약범죄 검거로 승진할거라고 나한테 통보왔더라.하긴 굳이 따져보면 네놈의 공로도 있지.내가 서국장하고는 결의형제사이로 여지껏 인연을 맺고 있는걸 몰랐나?

재호는 귀속이 뻥하면서 굉음이 울려퍼졌고 눈에 초점을 잃으면서 굶주린 배를 힘없게 끌어안고 뒤로 넘어졌다.

갈치가 재호의 멱살을 움켜잡고 끌다싶이 그를 탁상앞에 꿀어앉혔다.  재호는 갈치가 건네준 펜으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식지에 인주를 묻혀 삐뚤삐뚤 작성한 정재호 이름 석자우에 손도장을 찍고 땅바닥이 꺼지도록 푹하고 길게 한숨을 쉬였다.

그들 셋은 승용차를 타고 산장을 빠져나와 해변가로 달렸다.감방가기전에, 아니 죽기전에 바다를 마지막으로 한번만 보여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던 것이다.

따스한 초봄의 해살이 차창밖에서 밀려들어 그를 포옹해준다.바다를 보는 순간 가슴이 확 트이고 막혔던 숨구멍이 탁트이는 것만 같았다.

자연이다.누구에게도 귀속되여있지 않은 자연이다.누구의 것도 아닌 자연 그 자체다.자연 그대로가 너무가 좋아 보였다.너무나 반가웠다.자연만을 만끽하며 평범한 일상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것인가를 새삼스레 느껴졌다.

 차에서 잠깐 내려 해안가 란간을 잡고 바다를 향해 섰던 재호의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솟덧 솟아올랐다.

자기야 미안해.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이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그는 무능한 자신을 자책하며 란간 나무껍질을 손톱으로 긁었다.

다음생에 다시 태여나면 땅따먹기도 영화도 부귀도 모조리 버리고 고향 산기슭에 초가집을 짓고 사랑하는 안해와 자식과 오손도손 살것이라고 다짐하면 엉엉 울었다.

~악!

비명을 지르며 그는 란간을 훌쩍 뛰여넘어 바다로 몸을 던졌다.뒤로 누운 자세로 하늘을 바라보며 팔과 다리를 뻗어 따스한 해살을 향해 힘겹게 허둥이였다...

 

여보, 빨리 일어나요.

기상하라는 소리에 눈을 떴다.

~칙~

밥솥이 증기를 뿜는 소리와 함께 향기로운 밥냄새가 그의 코를 자극한다.싱그럽고 구수한 냉이된장국 냄새도 온 집안안에 풍긴다.

안해가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해의 눈길은 허무하였다.

눈을 지긋이 감고 봄철 딸기처럼 발그스레 붉힌 안해의 얼굴을 상기시켜보며 그는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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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혁 프로필

1966년 흑룡강성 오상시 출생

1993년 청도 진출.

1985년 장백산 교정의 종소리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 현재까지 수십편 작품 발표. 한국해외문학상 수상.

연변작가협회 리사. 중국소수민족작가협회 회원. 청도조선족작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