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내신

하얼빈에서 당한 봉변

 

 

저는 헤이룽장성 쟈무스(佳木斯)시에 호적을 두고 현재 웨이하이에서 살고 있는 이란입니다.
5월 19일 지난(济南)-하얼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저는 오랜만에 고향으로 가는 기분에 무척 설레였습니다.
하이얼빈공항에서 내려 공항리무진을 타고 할빈역에 도착하니 오후 2시 경이었습니다. 트렁크를 찾아 내리고 있는데 한 청년(35-40세)이 다가와 “어디로 가는가?”고 묻기에 “쟈무스로 간다”고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 청년은 인차 저의 손에서 트렁크는 받아쥐며 “쟈무스로 가는 버스는 오전 한편, 오후 한편뿐인데 오후 버스가 금방 떠났다”면서 “택시비에 버스요금까지 도합 116위안만 내면 택시로 버스를 바로 따라잡을 수 있다”고 구슬렸습니다. 이 버스를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대낮인데다가 그 청년의 열정적인 태도에 경계는 거의 없었습니다.
쉐보레(雪佛兰)택시는 20여 분을 넘게 그냥 달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언제면 따라잡을 수 있냐?”고 묻자 청년은 “마음놓고 기다리라”고 상냥하게 대답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가목사행 버스와 연락하는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불안하던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것 같았습니다.
한시간 남짓 달려 택시는 톨게이트를 지나 멈춰섰습니다. 그런데 택시에서 트렁크를 내리며 청년은 400위안을 내놓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뜻밖이어서 116위안에 흥정을 했는데 왜 400위안이냐고 따지자 늑대의 본질을 드러낸 청년은 “우리들의 법을 모르냐”며 무작정 따귀를 치며 우격다짐했습니다. 대낮에 어처구니 없는 봉변을 당한 저는 몰래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 접수 경찰의 대응 역시 미미했습니다. 담당 경찰은 저의 신고내용을 듣고 그냥 “알았다”는 한마디로 전화를 끊을 뿐이었습니다.
그 사이에도 청년은 그냥 욕을 멈추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눈치를 채자 핸드폰을 빼앗아 땅바닥에 던지며 또 따귀를 때렸습니다.
이렇게 청년과 싱갱이질하는 사이 뒤를 쫓아오던 택시에서 부부인듯한 노인 두분이 내렸습니다. 역시 택시기사와 다툼이 벌어지다가 택시기사에게 맞은 남자가 땅바닥에 쓰러지자 여자가 울면서 남자를 부축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저와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분명했습니다.
조금 지나 하얼빈-가목사행 버스가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100미터쯤 앞에 와 멈춰섰습니다. 버스에 거의 도착하여 주머니에서 어림 짐작으로 꺼낸 돈이 500원, 100원짜리를 덜어낼 사이도 없이 청년은 독수리 병아리 채듯 돈을 나꿔채 갔습니다. 버스기사도 승무원도 내려와 빨리 돈을 주고 버스에 오르라고 재촉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버스에 오르니 거의 빈 자리가 없었습니다. 더는 버스요금을 내라는 재촉이 없는 것을 보아 틀림없이 버스와 택시가 짜고 만든 시나리오였습니다.
오매에도 그리며 가보고 싶었던 고향이었지만 이번 고향행은 생각만 해도 머리칼이 곤두서는 지옥같은 생각으로 확 바뀌어 버렸습니다.
나중에 바이두(百度)에서 ‘하얼빈 불법 운영차량’을 검색해보니 수년 전부터 유사한 사건 발생 관련 댓글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도 왜 해당부문은 일찍 조치를 취해 범죄분자를 일탕타진하지 않고 있는지? 몰라서일까? 사업 태만일까? 아니면…궁금증만 더해갈 뿐입니다.
하얼빈은 헤이룽장을 대외에 널리 홍보하는 창구이고 하얼빈역은 두말 할것 없이 하얼빈시와 전반 헤이룽장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채널이고 플랫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낮에도 스스럼 없이 마구잡이로 불법을 저지르는 하얼빈역, 그곳에 적을 둔 저같은 사람도 소름이 끼치는데, 안전보장이 이 정도로 불량한 헤이룽장으로 누가 투자를 올 것이며 관광을 다녀올 것인지 염려될 뿐입니다. 해당부문을 비롯해 사회 각계에서 연합하여 범죄무리를 일망타진해 저의 고향이 하루 빨리 살기 좋고 안정하고 조화로운 환경이 구축될 것을 간곡히 기대할 뿐입니다.

/웨이하이 이란

 


편집후기:
“하얼빈에서 당한 봉변”이란 독자내신을 편집하며 생각되는 바가 많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엄청난 부를 창조하여 서민들의 생활수준이 대폭 향상된 반면 빈부의 격차가 개혁전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 또 부분적으로 법율이 완벽하지 못하고 여러 면의 원인으로 집행상 적시적이 못되며 미처 커버되지 못하는 맹점(盲点)지역이 더러 있다. 이는 법을 무시하고 요행을 바라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들의 범죄행위에 온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봉변을 당했을 때 어떻게 슬기롭게 피면할 것인가?
우선은 스스로 경각심을 높혀야 한다. 전혀 면목을 모르는 사람을 설마 사기군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솔히 믿어서는 안된다. 사기군들은 흔히 상대방을 도와주는듯한 선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은 사기군의 올가미에 들었다고 해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상대방의 의상이나 생김새, 차 번호 등을 익혀두어 경찰 신고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야 사건을 빠른 시일 내에 해명할 수 있는 키가 된다.
한편 관련 부서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수년 전부터 인터넷에 네티즌들의 폭로글이 무더기로 오른 것만 보더라도 상기 유사 사건은 하루 이틀 사이에 나타난 문제가 아님을 보아낼 수 있다. 집법부문의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는 불법분자들의 생존공간을 원천 차단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